트럼프와 김정은은 지뢰밭을 넘어서 만날 수 있을 것인가

김정은 위원장은 전 세계 외신기자들을 평양에 불러 모아 놓고 “늙다리 미치광이 트럼프”를 저주하며, 풍계리에서 제7차 수소 핵실험과 워싱턴에 도달하는 신형 스텔스 화성 20호(ICBM) 발사의 성공과 수십 발의 핵미사일 실전배치를 선언했다. 서울의 주가는 폭락했으며 각국 정부는 성남공항을 통하여 자국민의 소개 작전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는 오늘 백악관 일기에 “수백만 명의 한국인을 희생하고 서울을 불바다를 만들더라도 로켓맨 김정은의 참수작전을 성공해야 한다. 동해와 서해의 3척에서 발진한 스텔스 전투기로 북의 공군력과 해군력을 궤멸하고 오키나와 후텐마에서 발진한 B2가 북한의 핵기지와 방사포 부대를 괴멸시키라는 한미연합훈련을 개시하라는 명령에 서명을 했다.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고뇌에 찬 결정이었다. 신의 축복이 미국과 함께 하기를”라고 작성을 했다. 만약 북미 비핵화 협상이 결렬이 된다면, 2017년의 긴장을 초월한 대결이 한반도에 기다리고 있다.
일단 정상이 악수만 한다면 성공이 보장되어 있다.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사이의 남북정상회담이 성공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했지만,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로 가는 길에는 여전히 지뢰밭을 거쳐야 한다.
4월 1일 폼페이오 CIA국장 방북이후 CIA 코리아 미션센터(KMC)의 앤드류 김 센터장을 비롯한 수십 명의 요원들이 평양으로 향했다. 5월 10일 폼페이오의 2차 평양 방문을 극적으로 연출했다. 트럼프는 억류자 3명을 앤드류 공군기지에서 맞이하며 지지율을 올리며 11월 중간선거에서 승리를 위하여 한걸음 더 나아갔다.
판문점 선언 이후,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이슈는 폼페이오의 2차 방북, 김정은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대련 방문과 박태성 로동당 부위원장의 북경 방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남북 고위급 회담의 연기와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할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등 이었다. 물위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둘러싼 수 싸움과 물밑에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해제와 경제협력을 둘러싼 주판알을 튕기는 소리가 요란한 상황이다. 평창올림픽에서 판문점선언까지는 남북을 중심으로 한 속도전이 가능했지만, 판문점 선언 이후 몇 가지 몇 가지 지뢰를 밟으면서도 속도가 떨어지는 분위기도 연출되고 있다.
판문점선언에 대하여 세계 언론은 문재인 대통령을 세계에서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두 지도자 트럼프와 김정은을 다루고 있다며 극찬을 보냈다. 김정은과 트럼프는 통 큰 결단을 하며 서로의 이해를 좁히고 있지만, 미국 국내정치가 회담의 성패를 가르는 지뢰 요인이 되고 있다. 트럼프는 비주류 정치인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탄핵의 위협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북미정상회담에 대하여 클린턴과 오바마 시대에 북핵 협상에 실패한 민주당, 부시 시대에 실패한 공화당뿐만 아니라, 군산복합체와 이들에 의존하여 워싱턴의 싱크탱크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한미일의 일부 언론과 단체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조직적인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판문점 선언이후 코리아 미션센터 인원 수십 여 명이 평양에 체류하다가 싱가포르로 이동했다. 정상회담 장소가 평양에서 싱가포르로 이동된 것으로 추정이 된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1972년 닉슨과 모택동의 북경회담을 재연하고 싶어 하지만, 워싱턴의 주류 정관계의 힘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만약 북미 정상회담 준비를 목적으로 했다면 평양에 체류했어야 하지만 이들이 싱가포르로 이동한 것은 장소문제와도 관련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더불어 김정은 위원장이 갑작스럽게 대련을 방문했다.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의하면, 북중은 전략적 협력, 전략적 의사소통을 하며 갑작스러운 초청부탁을 수락한 점에 감사하고, 더불어 시진핑 주석의 고견에 감사하다는 뜻을 표시하고 있다. 북중 사이의 혈맹 신화가 재연되었다는 분석할 수 있다. 연쇄적으로 박태성 로동당 부위원장을 대표로 하는 경제대표단이 북경을 방문하고 있으며, 김영철 통전부장도 비밀 방문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위원장이 2차례에 걸쳐 시진핑 주석에 초청을 부탁하고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우호관계를 회복하며 전략대화를 지속하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둘러싸고 미국 국내정치와 중국의 역할과 관련된 몇 가지 흥미로운 대목이 드러나고 있다. 비핵화 부분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5월 말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를 선제적이며 자발적으로 실행하며, 국내정치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을 상승시키며 북미 대화의 분위기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 북한 억류자 3인을 무조건 석방하며, 트럼프가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에 거액을 제공했다며 비판하는데 도움을 주기까지 하고 있다.
사진출처: 중국 360신문
이러한 김정은 위원장을 선제적 조치에 비하여 미국은 맥스 선더 훈련에 F22 전투기를 증강시키고 B52 핵폭격기의 전개훈련을 했다. 북한은 존 볼턴 안보실장, 태영호 전 주영공사, 아베총리를 맹렬히 비난하며, 남북 고위급 회담을 연기하고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까지 불투명하다는 성명을 내고 있다. 트럼프 역시 평창올림픽 기간 한미연합훈련 연기 및 평창올림픽 이후 키리졸브 훈련과 독수리 훈련을 선제적이며 자발적으로 대폭 축소했기 때문에 한미 보수와 군부, 군산복합체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공군력을 대폭 증강하는 연합훈련을 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고뇌를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F22 전투 8대면 북한 공군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워 게임에서 나오고 있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1주일 전에 B52 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하는 상황에 대한 북한의 반발은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한다. 미군측은 원래 B52의 한반도 전개가 예정되어 있지 않았다며 남북미중 사이에 어정쩡한 절충이 이루어지고 있어, 회담의 성공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이러한 지뢰뿐만이 아니라 핵심적인 대목은 비핵화를 둘러싼 해법이다.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의 핵심은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전까지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이 될 것이다. 북미 비핵화 방안은 미국은 테네시 주 오크리지에서 북한의 핵탄두 폐기를 제안하고 있지만, 그러나 북한은 북한 내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국 5개국과 IAEA가 핵폐기를 제안하고 있다. 6월 12일 절충안이 마련되겠지만, 중러 입장에서 북한 제안이 이익에 부합하므로, 영프의 입장도 절충안을 완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7년 한중 정상회담이후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고 비교적 조용한 외교를 통하여 한반도 비핵화를 지원했다.
그러나 비핵화 방안을 둘러싼 협상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을 행위자로 깊숙이 초청하고 있다.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 역시 국내정치에서 지지율 제고를 해야 평화협정 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오크리지에서 핵탄두를 해체하는 방안을 지속으로 김정은 위원장에게 동의하도록 설득과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비핵화에 대한 보상으로 평화협정 체결과 경제적 보상에 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
존 볼턴은 완전한 비핵화 이후 경제보상을 하겠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과거 핵협상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같은 미래 핵에 대한 제거단계부터 경제적 보상이 제공되었다. 이런 핵협상은 일반적으로 919합의 정신과 같이 행동대 행동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제6차 핵실험까지 성공하고 스스로 핵무력이 완성되었다고 선언했으며, 실제로 향후 시뮬레이션만으로도 실전배치가 가능한 상황이므로 북미 상호간에 경제적 보상이 없는 것은 양해가 되고 있다. 그러나 완전한 비핵화 이후 경제보상이라는 측면에서 북한 입장에서 김영철 통전부장과 김계관 제1부상이 조선중앙통신을 통하여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트럼프 입장에서 보상 없는 비핵화를 통하여 국내정치에서 지지율 제공에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 치더라도 트럼프와 폼페이오는 북한의 개발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는 발언을 연속적으로 하면서 미국인들을 설득하고 있다. 3월 백악관에서 특사로 방문한 서훈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을 비핵화 대화에 끌어내기 위하여 북한 인프라와 자원개발이 미국 경제와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고, 상인정신의 트럼프를 회담으로 유도했다.
  • 사진출처: 바이두
북미회담 개최지로 확정된 싱가포르 도심 야경
트럼프의 완전한 비핵화 이후 북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방안은 김정은 위원장이 동의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김정은 집권이후 북한 경제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26개의 경제특구를 지정하고 외국자본 유치를 희망하고 있지만, 유엔결의안이 발목을 잡고 있다. 2016년 김정은 위원장은 로동당 7차 대회에서 5개년 경제 전략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국내정치로 인하여 북한 경제제재를 해제할 수 없는 트럼프의 입장과 외국 자본을 이용한 경제개발을 통하여 지지율을 높여야 하는 김정은의 입장이 대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지점에서 남북미중의 이해가 일치하는 지점이 시진핑의 중국몽과 일대일로 프로젝트이다.
유엔결의안을 미국과 중국이 각각 해석하다면, 트럼프는 완전한 비핵화 단계까지 북한경제 제재를 유지하며 국내정치에 이용하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유엔결의안을 해석하는 절충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 북한 무역의 90%를 차지하며 긴 국경선을 가진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과 무역을 재개한다면, 남북미중이 모두 만족하는 타협안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더불어 평화협정을 중간단계로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가 심화되고 있다. 대통령 후보자 시절 문재인의 평화로운 한반도 구상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정치적 상징성이 높아서 관련 당사자가 모두 관심을 가지고 있다.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 사이에 선언될 가능성도 높지만, 세계적 이벤트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이야 관계 당사국이며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어 싱가포르 선언으로의 참석 가능성이 높겠지만, 시진핑의 입장에서는 국내정치에서 대국으로 일정한 지위를 인정받아야 하는 입장이다. 따라서 김정은 위원장이 대련을 방문하고, 김영철 로동당 부위원장이 북경을 비공식 방문한 것으로 분석이 된다. 물론 좀 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하려면, 정전 기념일이 7월 27일의 판문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반도 평화체제는 남북미중의 국제질서와 각국의 국내정치가 맞물리는 지점이 지뢰가 되고 있다. 북중 역시 군부와 보수파를 제어해야 하지만, 정치체제 특성상 트럼프보다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판문점 선언에 대한 국민 지지율이 90%가까이 있다는 점에서 성공적인 소통과 국론 결집을 이루어 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위기를 넘고 민주당, 공화당의 네오콘, 군산복합체와 워싱턴의 싱크탱크라는 지뢰는 넘어서야 11월 중간선거, 노벨상, 대통령 재선이라는 고지에 오를 수 있다. 남북중도 트럼프라는 비주류 대통령을 성공시켜야 하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화를 쟁취할 수 있는 기묘한 운명에 처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 후보자 시절 북중과 한국의 민주진영을 트럼프의 낙선을 희망했는데, 이제는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하여 강력한 지원세력이 되고 있다.

글 ㅣ 경상대 사회교육학과 교수/통일평화연구센터 소장 박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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