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국 (동서대 총장)
동서중국 웹진이 창간되었습니다. 중국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와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역사적으로 정치,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한반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조선시대에는 명에서 유입된 유가사상이 조선조정을 지배했고, 그로 인해 명을 종주국으로 섬겨왔습니다. 청시대가 되자 여전히 명을 받들 던 조선에 큰 위기가 왔었습니다. 중국 중심의 세계관을 가졌던 조선은 결국 개화를 먼저 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면서 그 운명을 다 했습니다. 해방이 되자, 남북은 분단되어, 한반도 북쪽은 공산화되었고, 한국은 중국과의 관계가 단절되었습니다. 그 후 중공군이 6.25 사변에 개입하게 됨으로써 한반도의 분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냉전이 붕괴된 1992년 한중은 역사적인 수교를 하게 되었고, 수교 26년 동안 양국 간의 인적, 물적 교류는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그러나 사드배치 문제를 두고, 한중관계는 역대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나빠지기도 했습니다. 또한 최근 남북관계 진전 과정에서도 목격했듯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두 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중국의 모습은 한국에게 때로는 긍정적인 모습으로 또 어떤 때는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추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에 더하여, 세계 정치 경제 무대에서의 중국의 급부상은 미국의 견제 대상이 되고 있고, 동북아시아에서의 패권경쟁은 날로 심화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습니다. 북핵문제의 해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 문제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이 지역에서의 간여는 계속될 것이고, 이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미국과의 마찰음은 한반도 상황을 요동치게 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이러한 애환을 가진 중국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마음은 복잡합니다. 비교적 짧은 수교관계에서 오는 막연한 기대감, 선조들의 DNA에 입력되어 내려오는 중화사상, 그리고 최근의 중국의 행보에 대한 당혹감 등이 혼재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결국은 중국을 어떻게 보아야 하나가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큰 관심거리 입니다.
또한, 한국에서의 중국연구는, 타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거의 서울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중국이란 대륙에는 베이징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울 인구에 버금가는 거대 도시가 몇 개나 존재합니다. 그러한 광활한 중국을 특정지역에서만 분석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과 다른 각도에서의 분석, 그리고 서울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에서의 분석과 교류가 매우 중요한 시점에 도달했다고 믿습니다. 중국을 보는 다양한 견해가 종합되어야만 중국을 온전히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동서중국 웹진의 발행은 몇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서울의 시각이 아닌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의 시각에서 중국을 바라보려는 시도라는 점입니다. 부산과 지역의 관점에서 중국을 관찰하면 중앙적 시각에서 놓칠 수 있는 점을 보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한국에서 중국을 보는 시각의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한중 지방간 교류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다는 의미를 꼽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서대 중국연구센터는 2015년 9월 개소된 이래 꾸준히 중국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지방도시와 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하이 동제대학(同济大学)을 중심으로 상하이지역의 연구자, 언론인, 상공인 등이 참석하는 ‘부산-상하이 협력 포럼’이 설립되어 매년 부산과 상하이를 오가며 회의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 회의에서 얻어지는 연구 성과를 앞으로 동서중국 웹진을 통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셋째, 다양한 필진을 통해서 다양한 견해를 발신하는 장이 될 것입니다. 지역에 계신 중국전문가들이 자신의 연구 성과와 현안에 대한 분석을 게재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의 역할을 할 것입니다. 신진 연구자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학계에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동서중국웹진은 이제 걸음마를 시작합니다. 국내 중국전문가 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해 알고자 하는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웹진이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앞으로는 중국어판 웹진도 개설하여 대륙으로 정보를 발신할 계획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도 편달을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본 웹진 발행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중국연구센터 소장이신 신정승 전 주중대한민국대사님, 부소장을 맡고 계신 이홍규 동아시아학과 교수님, 그리고 구성철 책임연구원을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