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 대한 정치분석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
지난 2018년 2월 개최된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이하 19기 3중전회) 이후 미국 중간선거 이후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20개월 만인 지난 10월 28일부터 31일 나흘간 개최된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이하 19기 4중전회)는 중앙위원 202명과 후보위원 169명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중국은 헌법상 국가 최고 권력기관으로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있지만 중국공산당이 지배하는 당-국가체제로 중국공산당 기구가 정부 기구보다 우선한다. 이에 따라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명목상 최고의결기구이며 중국공산당의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실질적인 최고 정책결정기구로 당무의 실질적인 최고 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회의는 미국과의 지속적인 무역분쟁 및 화웨이(华为) 5G(세대) 이동통신 장비 문제, 홍콩 문제 등 대내외적 압력이 큰 상황에서 중국공산당이 어떤 해법을 제시할지에 대한 관심이 컸다.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최근 계속되는 홍콩 사태와 관련하여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에 대한 문책 여부 및 홍콩 문제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대책이 어디까지 제시될 것인가였다. 그리고 지난 2017년 시진핑 집권 2기의 정치국 상무위원 인선이 결정된 1중전회에서 차기 후계자가 기용되지 못했기 때문에 후보자들이 이번에 상무위원회에 진입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이었다. 중앙위원회 전체회의는 적어도 매년 1회 소집됨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8년 2월 3중전회 이후 20개월 만에 개최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4중전회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과는 달리 4중전회는 시진핑 정권의 정책 목표와 정책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이를 추구하고 완성해가고 있음을 알리는 자리였다.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안정 속 진전 추구(稳中求进, 온중구진)’
먼저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 공보(中国共产党第十九届中央委员会第四次全体会议公报)”에 따르면, 지난 19기 3중 전회 이후에 대한 평가에서 “국내외의 위험과 도전이 현저히 증가하고 복잡한 상황에 직면해서도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기치를 높이 들고, 국내외의 국면을 모두 장악하고 발전과 안전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하였다고 평가하고 2012년 이후 중국 거시경제정책의 기조가 된 ‘안정 속 진전 추구(稳中求进, 온중구진)’를 잘 견지하고 국방 및 군의 현대화가 깊이 추진되고 당과 국가의 각종 사업이 중대한 진전을 이루었다고 한다. ‘공보’의 내용 중 가장 많은 빈도수를 차지한 단어는 ‘제도(制度)’였는데 이와 함께 ‘거버넌스(治理)’, ‘완비(完善)’, ‘법치(法治)’ 등의 단어가 많이 출현하였다. 이는 시진핑 정권 들어서 무엇을 강조하고, ‘제도화’ 및 ‘법치화’가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또한 ‘인민(人民)’도 많은 빈도수를 보여주는데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의 강조와 함께 나타나는 현상으로 “인민을 위한 집정, 인민에 의한 집정”, “인민이 주인(人民当家作主)”, “인민을 위한 서비스”, “인민 복지 증진”등에서 나타난다.
<표 1> 역대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일정 및 주요 안건
4중전회에서 채택된 “중공중앙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 견지 및 완비, 국가 통치체계 및 통치 능력 현대화 추진에 있어 약간의 중대 문제에 관한 결정(中共中央关于坚持和完善中国特色社会主义制度、推进国家治理体系和治理能力现代化若干重大问题的决定)”은 중앙선전부 부부장이자 중앙정책연구실 부주임인 왕샤오후이(王晓晖)가 말한 바와 같이 “국가 제도와 국가 통치에 있어서 무엇을 견지하고 공고히 할 것이며 무엇을 완비하고 발전시킬 것인가”는 중대한 정치적 문제로 “처음으로 중앙위원회 전체회의가 국가 제도와 국가 거버넌스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결정을 내린 것”에 의미를 두고 있으며 지난 8월 시진핑 주석이 주재한 정치국 회의에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의 견지와 완비, 국가 통치체계와 통치 능력 현대화 문제를 주요 의제로 제시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2018년 2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앞서 개막한 중국공산당 19기 3중전회에서 국가주석 2연임 제한 철폐라는 시진핑 장기집권의 기초를 헌법 수정을 통해 공고하게 제도화하였으며, “신시대 시진핑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헌법에 삽입하여 이를 더욱 확고히 하였다. 4중전회에서는 이에 덧붙여 국가 통치체계 및 통치 능력 현대화 측면에 “국가 현대화 총 프로세스는 당의 과학적 집정, 민주집정 및 법에 의한 집정 수준을 제고 하고 제도화, 규범화, 절차화를 실현하며,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가 효과적으로 통치하는 능력을 제고”하는 것으로 좀 더 구체화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제시된 중국 특색 사회주의는 “당과 인민이 장기간의 실천 탐색 중에 형성된 과학적 체계로, 국가 통치 일체의 업무와 활동 모두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에 따라 전개되며, 국가 통치체계와 통치 능력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 및 그 집행 능력의 집중적 구현”으로 4중전회를 통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와 국가 통치체계를 강조하고 제도적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이것은 중국공산당의 중대 전략 임무로 구체적으로 2035년까지 각 부문 제도 완비 및 국가 통치체계와 통치 능력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신중국 성립 100년에 국가 통치체계와 통치 능력 현대화의 전면적 실현과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를 더욱 공고화하고 그 우월성이 충분히 발휘되도록 할 것이라 한다. 다시 말해 서구의 자유 민주주의 체제와 다른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라는 목표 지향점을 명시하고 이데올로기적 측면에서 나아가 제도적 측면에서 구체화하는 과정을 지속 발전시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목표는 구체적으로 ‘중국의 꿈(中國夢)’ 실현을 위한 ‘2개의 100년’을 제시하고 있는데 먼저, 1919년 중국공산당 창당 이후 100년이 되는 2020년까지 전면적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과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이후 100년이 되는 2050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4중전회에서는 2020년 이후 단계적 실현 목표를 다시 제시하고 그 첫 번째 단계로 2020년부터 2035년까지 샤오캉 사회의 전면적 건설 기초 아래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본적 실현과 두 번째 단계로 2035년부터 21세기 중엽까지 현대화의 기본적 실현 아래 부강, 민주, 문명, 조화 및 아름다운(美麗)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슈 그리고 관심
한편 이번 4중전회 개최 전에 지난 2017년 19기 1중전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에 차기 후계자가 기용되지 못한 상황에서 당시 거론되었던 천민얼(陳敏爾) 충칭(重慶)시 서기와 후춘화(胡春華) 부총리의 기용에 대해 전망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정치국 상무위원 증원 및 인사를 단행하지 않았고, 그동안 차기 후보자로 주목받던 이들의 상무위원회 진입에 대한 관측은 실현되지 않았다. 결국 중앙위원회 후보위원 2명(마정우(马正武), 마웨이밍(马伟明))을 중앙위원으로 보임한 것 외에 그동안 제기되었던 시진핑 주석의 후계 구도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인선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것은 2017년 이래 ‘당의 핵심’ 칭호를 공식적으로 부여받고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 조항을 삭제하고 ‘신시대 시진핑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까지 헌법에 포함하면서 시진핑 주석의 1인 체제가 당분간 독주할 것이라는 일각의 예상이 적중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내년에 이뤄지는 5중전회를 더욱 주목해야 한다.
물론 2012년 제18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18차 당대회)에서는 국유기업 임원 출신 5명이 중앙위원회에 진출한 것과 대조적으로 2017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이하 19차 당대회)에서 국유기업 임원들의 중앙위원회 진출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던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의 국유기업 개혁 목표와는 달리 부패 척결 의지가 반영되어 기업 인사가 배재된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으나 이번에 후보위원이었던 국유기업 임원인 청퉁(誠通)그룹 회장 마정우를 중앙위원에 임명한 것은 국유기업 개혁이라는 목표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며 중국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를 타결해보려는 또 다른 해법으로 작용한 것일 수 있다.
많은 관심을 보이는 홍콩 문제와 관련해서는 “‘일국양제(一國兩制,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가 조국 평화통일의 중요한 제도로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최초의 시도임을 강조하며 ‘일국양제’체계를 견지하고 완비하여 홍콩, 마카오의 장기적 번영과 안정을 유지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할 것으로 제시하였다. 또한 “반드시 엄격하게 헌법과 기본법에 의거하여 홍콩특별행정구 및 마카오특별행정구에 대한 통치를 시행”하고 홍콩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고 상황이 지속되어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가안전을 수호하는 법률제도와 집행기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는 홍콩과 마카오에 대한 통제를 정비하고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그리고 양안 관계에 있어서 홍콩 문제가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대만이 내년 1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양안 관계와 관련하여 “조국의 평화통일을 추진하겠다는 확고한 프로세스를 추진하고 양안 교류협력 촉진 및 양안의 융합발전 심화, 대만동포 복지보장 제도 및 정책 수단 완성”, 그리고 대만 내의 독립 추진 세력에 맞서 “대만동포와 공동으로 ‘대만 독립’ 반대를 확대하고 통일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이고 정책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결론에 즈음하여
중국 시진핑 정권은 중화인민공화국 건립 70주년을 맞이하고 ‘중국의 꿈’을 통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을 위한 중요한 시기에 이르렀다. 대내외적으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고 새로운 문제가 해결되기 전에 또다시 새로운 압력에 직면하게 되는 상황 속에서 많은 관심을 갖게 했던 중국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는 실질적인 최고 정책결정기구로 실질적 최고 권한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내외적 현안에 대한 해법을 명쾌히 제시하지 못한 것 같다.
중국 공산당의 영도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최고의 본질적 특징이자, 최대의 장점임을 밝히고 있으며 기존의 정책 목표와 방향,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고 내부적 결속을 다졌다. 또한 “중공중앙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 견지 및 완비, 국가 통치체계 및 통치 능력 현대화 추진에 있어 약간의 중대 문제에 관한 결정”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와 국가 통치체계 및 통치 능력 현대화 추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목을 받았던 차기 후계 구도와 관계된 후속 조치나 변화는 없었고 이는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 재연임 제한을 삭제한 상황에서 시진핑 주석의 장기집권 가능성을 더욱 확고히 해주었다. 최근 격화된 홍콩 문제에서 향후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 거취 및 홍콩 시위에 대한 구체적 해법까지는 제시되지 않았지만 “국가안전을 수호하는 법률제도와 집행기제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밝힘으로써 향후 적극적 개입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게 되어 홍콩 문제가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계속 지켜봐야 하는 중국 정치 변화에 중요한 변수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였다.
이와 함께 시진핑 정권은 집권 1기인 지난 2014년 10월 18기 4중전회에서 제시한 ‘법에 의한 통치(依法治國)’이란 구호에서 서구식의 ‘법치’와 다른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법치 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하는 법치화를 제도화와 함께 강조하고 있으며 이번 4중전회에서는 ‘제도’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출현하여 더욱 강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앞으로 ‘인민’을 강조한 중국 특색 사회주의 제도 및 국가 통치체계가 어떤 방향으로 법치화 제도화가 이뤄질지 계속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 따라서 시진핑 정권에서 경제정책기조로 제시한 ‘안정 속 진전 추구(稳中求进, 온중구진)’는 정치적 상황에서 다양한 의미를 내포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대전대학교 안보군사연구원 황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