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IP 강국 실현을 위한 전략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 World Economic Forum)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가 열렸음을 선포하였다. “4차 산업혁명”은 “초연결”, “초지능”, “초융합”을 특징으로 하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의 새로운 기술혁신과 서비스의 융합이자 지능화이다. 1)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가장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바로 지식재산권이다. 지식재산권은 새로운 기술, 제품, 서비스의 융합 등을 아우르고 있다. 전 세계가 미래의 핵심산업이자 국가 경제의 축이 지식재산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도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세계의 흐름에 따라 지식재산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뿐 아니라 중국 스스로가 지식재산권 분야의 강국으로 성장하기 위한 강령들을 차례로 발표하였다.
2017년에 중국은 지식재산권 사법(司法)보호 강화를 위한 5개년(2016년-2020년) 계획 (이하 “사법 강요”)2)을 발표하였는데 이는 지식재산권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보호 강화를 위한 관리조직개편, 제도적 개선 등에 관한 계획이었으며, 최근 개정 법령3)에 반영되었다. 그리고 2019년에는 지식재산의 보호 역량과 그 수준의 전면 제고를 위해 국무원에서 “지식재산 보호 강화에 관한 의견”(이하 “보호 의견”)4)을 발표하였다.5) 또 최근에는 “지식재산권의 강국 건설을 위한 강요(2021년-2035년)”6)(이하 “강국 강요”)를 발표하였고, 이는 지식재산권이 국가 발전의 핵심사업으로 자리매김하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1. 2017년 ‘중국 지식재산권 사법보호 강요’ 발표
중국은 2017년도에 “지식재산권의 사법보호를 위한 5개년(2016년-2020년) 강요”를 발표했다.7)
‘사법 강요’는 지식재산권 사법보호의 체계를 완비하여 중국이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주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중국 지식재산권의 사법보호와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5년간 중국은 “사법 강요”에 따라 지식재산권 영역에서 굵직한 변화를 일으켰다.
첫째, 상표법, 특허법, 저작권법을 개정하고,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하였다. 이번 개정에서 상표법은 악의적인 상표등록, 상표사재기 규제, 상표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 강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8) 특허법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 특허 보호 강화, 직무발명, 특허실시 및 활용 촉진, 특허법 비보호 대상 추가 및 특허 등록제도 정비 등 다방면으로 개정하였다.9) 저작권법은 저작물의 정의와 그 권리의 귀속을 명확히 하였고, 저작권 보호를 위해 기술적 보호조치 관련 규정을 신설하고, 손해배상액 산정 기준으로 권리 사용료(权利使用费)10)를 신설하였으며,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여 법정손해배상액의 상한액을 상향 조정하고 하한액을 제시하였다.11)
둘째, 국가지식산권국(国家知识产权局)은 2017년부터 매년 ‘중국지식산권보호상황(中国知识产权保护状况)’ 백서를 발표하고 있다.13) 백서의 주요 내용으로는 지난 일 년간의 보호 효과, 제도의 변화, 지식재산권 관련 사건 판결 통계, 법집행 결과, 관련 교육, 국제협력 상황 등이다.
구체적으로 백서는 사법보호의 효과, 행정집행 결과에 대한 통계와 보호 체계에 관한 분석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고 지식재산권 관련 법률의 체계화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점도 드러내고 있다. 중국은 법률 외에 법규(法规), 규장(规章), 사법해설(司法解释), 의견(意见) 등이 있는데, 이에 대해 매년 새롭게 발표되거나 개정된 관련 문건에 대해 정리하였다. 또 특허, 상표, 저작권, 지리적 표시 표장, 식물신품종권 등 영역별 수리 사건 수, 판결 수, 판결 결과 분석 등 지난해 대비 증가 또는 감소 수치 등의 통계자료를 공개하여 지식재산권 관련 재판 결과에 대해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만 중국 지식재산권 시장에서 국제적 관련 사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섭외(涉外)사건14)에 대한 별도의 분석이 없는 점은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셋째, 중국 내 지식재산권 관련 기관을 통합하고 업무 범위를 확대하였다. 우선, 국가판권국은 2014년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에 지식재산권법원을 설립한 데 이어, 2020년에는 하이난다오 ‘하이난자유무역항지식산권법원(海南自由贸易港知识产权法院)’을 설립하여, 사법보호의 역량을 강화하였다. 그리고 2018년에 중국은 ‘당과 국가기구 개혁 방안 심화(深化党和国家机构改革方案)’를 발표15)하고, 신문, 방송, 출판사업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国家新闻出版广电总局)을 폐지하고 중앙선전부(中央宣传部)로 일원화하였다.16)
‘사법 강요’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분야의 사법을 체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지난 5년간 각 영역에서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관련 법령의 전면 개정이 시도에 그쳤다는 점은 앞으로 더 개선할 점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2. 2019년 ‘지식재산 보호 강화에 관한 의견’ 발표
중국 당국은 ‘보호 의견’17)을 통해 중국의 지식재산 보호의 역량과 수준을 전면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보호 의견’은 2022년까지 지식재산권의 심각한 침해 현황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도록 관련 체계를 개혁하고, 권리자가 권익을 보호하면서 입증의 어려움, 소송의 장기화, 권익 보호 등을 위한 창작 및 보호의 원금 상승, 낮은 배상액 등의 문제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5년까지는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한 사회 만족도를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보호 체계를 완비하는 등 지식재산권 비즈니스 환경의 최적화를 목표로 삼았다.
이를 위해 지식재산 침해에 대해 엄격한 보호 정책을 확립하고, 전문기술지원 등을 강화하여 폭넓은 보호 체계를 구축하고, 지식재산권의 특징에 따라 신속한 권리 보호 체계와 사건처리 방안을 추진하며, 국내외 권리자의 동등한 권익보호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고자 했다.
2022년까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식재산권 관련 법의 손해배상제도를 개정하고, 권리자의 권익을 사전에 보호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등을 도입하였다. 향후 2025년까지의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이 해당 과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환경의 최적화와 관련하여 한국과의 ‘한한령’ 문제 등 문화산업에 대한 규제가 어떻게 풀릴 것인지에 대해서도 우리 권리자들이 지켜볼 필요가 있다.
3. 2021년 ‘지식재산권 강국 건설 요강’ 발표
최근 발표된 ‘강국 강요’는 지식재산권 강국 건설을 위해 창작, 활용, 보호, 관리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제정하였다.
15개년 ’강국 강요‘는 우선 5년간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더욱 강화하고, 지식재산권의 시장가치를 성장시키며, 경쟁력 향상을 목표로 했다. 이후 10년간은 국내의 지식재산권 경쟁력을 세계 최고로 끌어 올려, 중국의 특색을 충분히 살리는 동시에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는 지식재산권의 강국 건설을 계획했다.
지식재산권의 공공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하고, 지식재산권의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인문사회 환경을 조성하며, 적극적이고 엄격한 글로벌 지식재산권의 관리 등을 중점과제로 내세웠다.
또한 중국 특유의 지식재산권 강국을 건설하는 것은 국가의 핵심 경쟁력을 높이고, 대외개방을 확대하며, 지식재산권의 사용과 보호의 효율성과 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대중에게 더 다양한 지식재산권 수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함에 그 의의가 있다고 했다.
“강국 강요”는 크게 7가지 분야를 계획했다.
(1)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현대화를 위한 지식재산권 제도 건설
(2)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한 국제 일류 경영환경 체계 구축
(3) 혁신적 발전을 위한 지식재산권의 시장 운영 시스템 구축
(4) 대중의 합법적 이용을 지향하는 지식재산권 공공서비스 체계 구축
(5) 지식재산권의 수준 높은 발전을 위한 인문사회 환경 조성
(6) 국제시장 기준에 부합하는 지식재산권 관리 시스템 구축
(7) 지식재산권 관련 조직력 강화
지난 5년간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위해 제도적 개선에 집중하였다. 즉, 중국 내부의 제도적 시스템을 탄탄히 하기 위해 그 초석을 다져왔다. 앞으로 중국은 지식재산권 보호를 더 강화할 전망이며, 이번 ‘강국 강요’를 통해 대외적으로도 지식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제시장에서도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자 함을 엿볼 수 있다.
4. 시사점
중국은 절대 서두르지 않는다. 세계에서 지식재산권을 주도할 수 있는 나라가 되기 위해 내적인 것을 먼저 다지고, 외적인 것을 보완하고자 한다. 이런 점에서 중국이 발전해 나가는 모습은 중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 권리자들에게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주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점은 중국이 국제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부분에서 문화개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근 ‘오징어 게임’이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사실 중국 내에서 방영되고 있는 ‘오징어 게임’은 모두 불법유통된 것이다. 중국은 넷플릭스를 개방하지 않았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해외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채널들이 차단되어 있다. 중국 사람들의 해외 문화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지만, 불법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놓인 것이다. 이는 중국의 현실적인 대외개방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국제무대에서 지식재산권의 강국으로 서고자 한다면 문화 정책에 대한 과감한 검토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법대학 지식재산권법 박사연구생 구효영
- 1) [네이버 지식백과] 제4차 산업혁명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第4次産業革命] (IT용어사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48884&cid=42346&categoryId=42346
- 2) 중국 지식재산권 사법보호 강요(2016-2020) 《中国知识产权司法保护纲要(2016-2020)》, 한국지식재산연구원, 2017.04
- 3) 2019년 상표법 제4차 개정, 2020년 특허법 제4차 개정과 저작권법 제3차 개정이 차례로 통과하여, 시행되고 있다.
- 4) 중국 정부에서 발표하는 ‘의견’은 상급 정부 기관이 하급 정부 기관에 신속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지시할 때 사용되는 공문이다.
- 5) 중국중앙인민정부, 《关于强化知识产权保护的意见》, 2019.11.24
http://www.gov.cn/xinwen/2019-11/24/content_5455070.htm
- 6) 국가지식산권국(国家知识产权局), 《知识产权强国建设纲要(2021-2035年)》, 2021.9.23
https://www.cnipa.gov.cn/art/2021/9/23/art_2742_170305.html
- 7) 국가지식산권국(国家知识产权局),“中国知识产权司法保护纲要发布”
https://www.cnipa.gov.cn/art/2017/4/25/art_55_125890.html
- 8) 박주연, ‘중국, 상표법 개정으로 악의적 상표등록규제’,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https://news.kotra.or.kr/user/globalAllBbs/kotranews/list/2/globalBbsDataAllView.do?dataIdx=175881
- 9) 김아린, ‘중국 특허법 개정안의 주요내용과 시사점’,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제2019-10호(2019.5.23.)
- 10) 중국 저작권법 손해배상기준에 신설된 ‘권리사용료’는 우리나라의 ‘에 그 권리의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에 상응하는 액’과 유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 11) 구효영, ‘중국 저작권법 3차 개정 주요 내용 분석’, 법제 21년 3월호(통권692호)
- 12) 우리말 특허를 중국에서는 전리(专利)라고 한다. 본 문장에서는 우리 독자들의 가독성을 위해 ‘특허’라고 표기하였다.
- 13) ‘백서’는 매년 4월에 발표되고 있으며 ‘2020년 중국지식산권보호상황’ 백서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cnipa.gov.cn/art/2021/4/25/art_91_158742.html
- 14) 섭외사건이란 자국 영토 내에서 자국 또는 자국민과 외국 또는 외국인과의 사이에 발생한 사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 15) 중국중앙인민정부, 中共中央印发《深化党和国家机构改革方案》
http://www.gov.cn/zhengce/2018-03/21/content_5276191.htm#1
- 16) 구효영, ‘중국 저작권법 3차 개정 주요 내용 분석’, 법제 21년 3월호(통권692호), 104p
- 17) ‘보호의견’에 관한 상세한 내용은 ‘중국국가지식산권국(国家知识产权局) 파견관 강택중님의 중국“지식재산보호강회에 관한 의견” 요약·번역문 보고’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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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한국자료)
- [1] National IP Pllicy(2017-23), ‘중국 지식재산권 사법보호 강요(2016-2020)’, 한국지식재산연구원, 2017
- [2] 박주연, ‘중국, 상표법 개정으로 악의적 상표등록규제’, 코트라 해외시장뉴스
https://news.kotra.or.kr/user/globalAllBbs/kotranews/list/2/globalBbsDataAllView.do?dataIdx=175881
- [3] 김아린, ‘중국 특허법 개정안의 주요내용과 시사점’, 한국지식재산연구원, 제2019-10호(2019.5.23.)
- [4] 구효영, ‘중국 저작권법 3차 개정 주요 내용 분석’, 법제 21년 3월호(통권692호)
- [5] 강택중, 중국“지식재산보호강회에 관한 의견” 요약·번역문 보고’, 2020.2.10
- (중국자료)
- [1] 国家知识产权局, 《知识产权强国建设纲要(2021-2035年)》
https://www.cnipa.gov.cn/art/2021/9/23/art_2742_170305.html
- [2] 中国中央人民政府, 《关于强化知识产权保护的意见》
http://www.gov.cn/xinwen/2019-11/24/content_5455070.htm
- [3] 国家知识产权局, 《中国知识产权司法保护纲要(2016—2020)》
https://www.cnipa.gov.cn/art/2017/4/25/art_55_125890.html
- [4] 中国中央人民政府, 中共中央印发《深化党和国家机构改革方案》
http://www.gov.cn/zhengce/2018-03/21/content_5276191.htm#1
- [5] 国家知识产权局, “2020年中国知识产权保护状况”
https://www.cnipa.gov.cn/art/2021/4/25/art_91_158742.html
- [6] 国家知识产权局, “2019年中国知识产权保护状况”
https://www.cnipa.gov.cn/art/2020/4/24/art_91_26332.html
- [7] 国家知识产权局, “2018年中国知识产权保护状况”
https://www.cnipa.gov.cn/art/2019/5/5/art_91_26333.html
- [8] 国家知识产权局, “2017年中国知识产权保护状况”
https://www.cnipa.gov.cn/art/2018/4/25/art_91_26334.html
- [9] 国家知识产权局, “2016年中国知识产权保护状况”
https://www.cnipa.gov.cn/art/2017/4/25/art_91_2633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