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층분화란 사회구조 속에 각 계층이 분화되어 새로운 계층으로 발전하는 것을 의미한다. 농업국가에서 공업화가 이루어지면 노동자 기업가, 기술자 등이 나타나고 서비스업이 발전하면서 서비스직 노동자, 자영업자 등이 출현한다. 중국도 근대의 혼란기에 들면서 공업화가 진행되었고 새로운 계층이 탄생하였다. 중요한 것은 100년 전 중국공산당이 꿈꾸던 이상적인 사회가 시간이 지날수록 멀어진다는 것이다. 여전히 중국공산당이 지배하는 중국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으며 지금의 중국 청년이 말하는 이상적인 직업은 무엇인가? 100년의 역사적 시간을 되돌려 이를 짚어 보자.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중국은 근대 시기로 들어섰다. 전통적인 농업 외에 공업이 발전하고 새로운 계층이 속속 나타났다. 농민은 노동자로 분화되고 외국자본과 결탁한 매판자본가가 나타났으며 일부 민족자산계급도 출현하였다. 특히 노동자계급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일본이 중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1913년에서 1919년까지 노동자계층의 수가 60만 명에서 200만 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하였다(소도진치, 2002: 82). 서양의 자본은 근대 중국경제의 구조를 급속히 전환시겼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전환된 도시에서는 직업분화와 생활습관의 변화가 나나났고 농촌에서도 토지의 자유매매가 시행되면서 군벌과 관료들은 권력을 이용해 토지를 강점하면서 농민은 자작농에서 소작농으로 전락하였다(이철원, 2011:17). 이러한 사회적 혼란기에 대다수 농민과 노동자계층은 착취와 굶주림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국가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체제가 싹트기 시작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공산당이다. 중국공산당은 1921년 결성되었다. 당시 중국공산당은 프롤레타리아의 조직화를 임무로 하며 노동자와 농민이 주축이 된 사회를 목표로 하였다. 누구나 잘먹고 잘사는 이상사회, 착취계급이 없는 평등한 사회를 꿈꾸며 중국공산당은 출범한 것이다(소고진피, 2002: 90).

국민당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중국공산당은 1949년 신중국을 건설하였다. 당시 중국의 사회계층은 오성홍기에 잘 나타나 있다. 오성홍기에는 한 개의 큰 별을 4개의 작은 별이 둘러싸고 있다. 큰 별은 중국공산당을 상징하며 4개의 작은 별은 각각 농민, 노동자, 민족자산계급, 도시소자본가계급을 상징하는데, 1949년 신중국이 건설될 때 중국공산당을 도운 계층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신중국이 건설될 때 중국사회는 이 4개의 계층이 주축이었다.
일부 자본가계층을 흡수한 중국공산당은 1953년 사회주의 개조작업을 위해 자본가계급을 삭제하고 노동자, 농민, 지식계층으로 더욱 단순화하여 중국공산당이 원하던 이상적인 계층구조를 달성하였다. 공산주의 이론에 따른 평등사회를 건설하며 마침내 이상적인 사회구조를 형성한 것이다. 1965년 중국의 사회계층은 농민 81.8%, 노동자 6.4%였으며 1978년에도 농민 73.3%, 노동자 12.6%로 중국은 농민과 노동자가 대부분이었고 일부 중국공산당 엘리트계층만 존재하였다(린이추, 2012: 116). 그러나 이상적인 사회구조 속에서 추진된 대약진운동과 문화대혁명의 실패는 중국 인민들로 하여금 새로운 사회를 원하게 하였고, 1978년 개혁개방과 함께 중국공산당의 이상적인 계층구조는 급속히 붕괴되었다(김경환 외, 200: 129-131).

계층분화의 변수는 현대화이다. 농업 위주의 전통국가에서 공업 중심의 현대화된 국가로 전환되는 가운데 계층분화가 발생된다. 다시 말하면 계층분화를 발생하는 원인은 도시화와 공업화이다. 도시화란 도시인구의 증가를 말하며 공업화는 산업구조가 농업 중심에서 공업으로 전환되는 것을 말한다. 개혁개방과 함께 공업을 중심으로 한 도시발전이 중국경제의 핵심이 되었다. 외국자본이 중국으로 진출하고 중국기업이 성장하면서 계층분화가 시작되었고, 농민이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들면서 도시의 계층분화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중국공산당이 꿈꾸던 이상사회가 자본주의 계층구조로 다시 변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1년 중국사회과학원은 중국계층구조를 10대 사회계층으로 발표하였는데 이미 중국의 계층구조는 자본주의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비록 세분화된 중국의 계층을 10개로 묶으면서 고도화된 계층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중국의 계층구조가 사영기업주, 기술자, 화이트컬러, 블루컬러계층 등 자본주의의 모습으로 변화되었음을 알 수 있다.

1921년 중국공산당 창당 당시 중국의 개혁가들이 꿈꾸던 사회는 노동자와 농민이 주축이 된 평등한 사회였다. 1949년 신중국이 건설되고 사회주의 개조작업이 시행되면서 중국지도자들은 이상적인 사회를 이루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상사회가 초래할 문제는 간과하였다. 인민을 잘살게 하려는 중국공산당의 목표는 계층구조가 고도화되면서 나타났고 인민들이 원하는 직업은 더 이상 농민과 노동자가 아니게 되었다.

2021년 중국의 청년이 원하는 직업은 1921년에 없던 직업들이다. 중국의 구인구직 정보기관인 쯔렌쟈오핀(智联招聘)이 발표한 <2020년 청년의 이상적인 취업보고(2020年轻人理想工作报告)>의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직업은 창업으로 12.5%를 차지하였으며 프리랜서 촬영기사가 7,0%로 2위를 차지하였다. 2015년부터 중국정부가 창업을 권장하고 온라인공간을 활용한 일부 기업이 성공을 거두면서 창업에 대한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하여 사진, 동영상 등이 증가하면서 촬영기사에 대한 선호도도 높았다. 뒤를 이어 요리사, 연구개발자, 금융업 종사자가 3~5권을 차지하였다 특히 응답한 대부분의 청년은 농민과 노동자를 선호하지 않았다.
중국공산당 창당 100년, 중국공산당이 창당 당시 생각했던 사회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중국은 그때보다 부유하다. 100년이 지난 지금, 중국공산당의 변신을 어끌어낸 덩샤오핑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