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민주 , 서양식 민주 왜 충돌하는가?
- 목적으로써의 민주 VS 수단으로써의 민주 -
1. 서언
2021년 12월9일부터 12월 10일 이틀간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조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주도로 개최되었다. 전세계의 약 110여개국이 화상 형식으로 회의에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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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P News
이번 회의에 중국은 초대 받지 못했다. 중국은 자신도 민주를 하고 있다고 주장을 하고 그것을 중국식 민주라고 칭한다. 2005년에는 중국국무원신문판공실에서 <중국의 민주정치건설> 을 발표하였고, 2021년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최 5일전 12월4일 <중국의 민주> 백서를 발간하였다. 이렇게 자신은 민주를 하고 있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홍보하는 중국은 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청을 받지 못하였을까? 중국은 세계에는 다양한 형태의 민주가 존재한다고 주장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서양은 그 중 하나인 중국의 민주를 받아들이지 않았는가? 왜 중국식 민주와 서양식 민주는 충돌하는가? 이러한 의문에서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에 답을 하는 것이 본지의 주요 내용이다.
위의 문제들에 대해 답하기 전에 생기는 의문이 있다. 과연 중국의 민주는 민주주의 일종인가? 그것을 민주주의 받아들여야 하는가? 라는 의구심이 생긴다. 중국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한때는 당연히 중국의 민주를 민주의 한 종류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을 했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인적 견해와 관점이 조금씩 변화하였다. 현재로써는 유보적이다. 때문에 이 글도 어떤 의미에서 보면 본인의 생각을 정리하는 출발점으로, 또한 이 문제에 대해 스스로 답하는데 있어 도움이 되기 위해 썼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민주는 과연 민주의 일종인가라는 문제는 또 다른 관점에서 논해져야 하기에, 이에 대한 답은 우선 차치하고, 본지에서는 중국식 민주와 서양식 민주에 대해 아주 간략히 설명하고, 왜 이들이 충돌할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서술하였다.
2. 서양식 민주: 수단으로써의 민주
서양의 민주주의 개념을 아주 간략히 말하자면,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 즉 국민이 국가의 주인인 것이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떠올렸을 때 함께 연상되는 개념들을 나열해 보면, 선거, 투표, 다수결 원칙, 직접 민주주의, 간접 민주주의 등이 있다. 그리고 이들의 개념을 간략히 정리해 보면 우선 선거는 일정한 조직 또는 집단이 대표자나 임원을, 그 구성원 중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자가 정해진 방법에 따라 자유 의사로 선출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다음으로 투표는 선거를 하거나 가부를 결정할 때에 투표용지에 의사를 표시하는 일정한 곳에 내는 일로써 선거인이 어느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지명하겠는가에 대한 의사표시이다.1 다수결 원칙은 표결에 참여한 사람의 절반 이상이 동의하는 것. 즉, 다수의 의견을 따라 결정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그리고 그 국민의 대다수의 뜻을 반영하여 결정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리고 직접 민주주의는 그 대표자를 선출하고, 정치 의사 결정을 함에 따라 국민들이 직접적으로 참여를 하는 것을 뜻하고, 간접 민주주의는 국민들이 대표자를 선출하여 그 대표자들에게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위임함으로써 그들이 국민을 대신하여 국가의 주요 정책 결정을 하고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다.
위에서 간략히 설명한 선거, 투표, 다수결 원칙, 직접,간접 민주주의의 개념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있다. 바로 어떻게 대표자를 어떻게 선출 할지에 관한 방법, 혹은 국민들의 의견을 어떻게 결정 할지에 관한 수단들이다.
한국을 포함한 미국, 영국 등의 소위 우리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자유 민주주의이다”. 그리고 자유 민주주의에서 핵심은 “자유”이며, 이 자유가 없는 민주주의는 인민민주주의가 될 수도 있고 중우정치에 빠질 수도 있다. 민주주의는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인 것이다. 민주와 법치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어느 것 하나가 없어지면 동전은 기능과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민주와 법치가 필요한가? 민주와 법치 자체가 목적은 아니다. 이 둘은 자유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반드시 함께 가야하는 수단이다. 즉 자유를 실현하기 위하여 “민주와 법치” 가 두 기둥이 되어 지탱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수단, 방법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에서 목적은 바로 자유의 실현인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바이든이 민주주의 정상회의 개막식, 폐막식에 한 연설만 보아도 아주 잘 나타나 있다.
“민주주의를 위한 세계적인 공동체로서 우리는 우리를 하나로 묶는 가치들을 옹호해야 한다. 우리는 정의와 법치, 언론의 자유, 집회의 자유, 출판의 자유, 종교의 자유, 그리고 개인의 모든 천부적인 인권을 옹호해야 한다.” 2
여기서 바이든이 말한 가치는 바로 자유이다. 연설에서 바이든은 모든 민주주의가 같지는 않지만,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여한 모든 국가들을 하나로 연합하게 하는 가치가 있다고 했다. 그 가치는 바로 자유이며, 자유의 실현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목표인 것이다. 즉, 자유민주주의에서 자유가 목표이며, 민주주의는 수단이다.
3. 중국식 민주 : 목적으로써의 민주
중국의 민주 개념을 간략히 살펴보면 인민이 국가의 주인이다(人民当家作主). 우리가 중국의 민주주의를 떠올렸을 때 같이 연상되는 개념을 떠올려보면, 신민주주의(新民主主义), 인민민주(人民民主), 인민민주독재(人民民主专政), 사회주의민주(社会主义民主), 협상민주(协商 民主) 나아가 최근에 나온 전과정민주(全過程民主)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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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香港經濟日報
앞서 서양의 민주에서 살펴보았던 것처럼, 중국의 민주도 각 개념을 간략히 정리해 보자면, 우선 중국의 민주 개념을 논할 때는 사실 인민의 개념부터 정의를 해야 한다. 인민의 범위는 역사적으로 변화해 왔지만, 한마디로 말하자면 공산당의 영도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신민주주의(新民主主义)는 기존 자본주의 국가에서 유산계급이 하던 구민주주의가 아닌 무산계급이 하는 신민주주의를 하겠다는 것이다. 인민민주독재(人民民主专政)는 앞서 간략히 설명한 인민을 개념을 기본으로 두고, 인민이 아닌 사람들에게 독재를 하겠다는 것이다.
사회주의민주(社会主义民主)의 경우, 중국 학자들은 사회주의 민주에 대해 이야기 할 때 늘 자본주의 민주와 비교하여 말한다. 사회주의는 기본 제도가 공유제이고, 공유제는 사회경제에서 핵심이며, 이로써 계급화, 계급간의 대립 등을 없앨 수 있는 경제관계와 사회적 제도이다. 이러한 경제적 기초가 인민들로 하여금 정치적으로 주체가 되고 평등적 지위를 갖게 한다. 즉, 사회주의 민주는 전 인민이 경제적 풍요를 실질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민주이고, 자본주의 민주는 자본주의 계급들만이 그 경제적 혜택을 향유하는 민주라고 본다. 3 정리하자면 중국의 사회주의 민주는 공유제를 기본으로 하고, 모든 인민들이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지는 것, 즉 인민이 경제적으로 주인이 되는 것으로, 경제적 권리를 가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후에 정치적 주체로써 정치적 권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협상민주(协商民主)를 서양에서는 심의민주 혹은 숙의민주로 부른다. 자유민주주의에서 발생한 여러가지 폐단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개념이다. 즉, 대의제에서 국민들이 선출한 대표자들이 국민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지 못하는 것을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정책 제정 전에 국민들이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여, 토론을 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다. 이를 중국에서는 협상 민주라는 용어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인민들이 자신들을 대신해서 국정을 운영할 지도자를 직접 선출하지는 않지만, 대신 인민들의 생활과 직접적 영향이 있는 정책에 인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실시하는 것이 협상민주이다.
전과정민주(全過程民主)는 최근에 나온 개념으로 쉽게 말해, 협상민주와 비슷한 개념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이 실시하는 모든 민주 과정에 협상민주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4
상술했듯, 중국에서 말하는 각 민주는 고유의 개념이 있고 각 민주는 그 자체로 실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다. 신민주주의는 무산 계급이 주체가 되는 것을, 인민민주 독재는 인민이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독재를 하는 것이고, 협상민주는 정책 제정과정에서 인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한 토론을, 사회주의 민주는 풍요로운 경제 발전을 통해 인민들이 경제적 권리를 우선 갖게 하는 것이다. 즉 중국의 각 민주는 모두 실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으며 그 자체가 목표인 것이다.
4.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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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中時新聞網
중국식 민주와 서양식 민주의 유일한 공통점은 바로 국민이 혹은 인민이 주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 국민이 혹은 인민이 어떠한 방식으로 주인이 되고, 또 그 주인이 어떠한 모습인가 대해서는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즉, 중국은 민주 자체를 목적으로 두고 그것을 실현하려고 하고, 서양은 민주를 수단으로 두고 자유를 실현하려고 한다..
상술한 바와 같이 민주 자체를 보는 관점이 서로 극명하게 다르기에 중국과 서양은 민주에 대해서 합일점을 찾을 수가 없다. 중국이 세상에는 다양한 형태의 민주주의가 있고 모든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그 형태가 다르게 존재하고 있다고 주장을 해도 서양에서는 중국의 민주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흔히 민주 혹은 민주주의라고 이야기를 할 때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사실 자유민주주의이다. 그래서 민주주의에 대해서 논할 때에는 자유의 가치도 함께 내포되어 다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라는 가치가 포함되어 있지 않은 중국의 민주를 서양에서는 인정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2021년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중국이 요청받지 못한 이유이고, 중국식 민주와 서양식 민주가 지금까지 충돌하는 이유이다.
대만국립정치대 동아연구소 박사생 김지휴
- 1)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8600, 검색일 2023.02.24
- 2) The White House, Remarks By President Biden At The Summit For Democracy Opening Session,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room/speeches-remarks/2021/12/09/remarks-by-president-biden-at-the-summit-for-democracy-opening-session/ , 검색일 2023.02.28
- 3) 中国共产党新闻网,阎孟伟:社会主义民主是实质性民主, http://cpc.people.com.cn/n/2014/0616/c64102-25156198.html, 검색일 2023년 3월3일
- 4) 中国共产党新闻网,协商民主在发展全过程人民民主中的独特制度功能和制度优势, http://theory.people.com.cn/n1/2021/1218/c40531-32311329.html, 검색일 2023년 3월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