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치(黨治)국가 중국: 시진핑 시대 통치구조와 정치의 변화
현재 중국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으로서 중국 지도부의 유례없는 3연임을 목격하고 있고 4연임도 예상되고 있는 상황을 지켜보며 “어째서 이러한 파격적인 상황이 연출되었는가?”, “전과는 많이 달라 보이는 현재의 중국 혹은 시진핑 체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그리고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지금의 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물음표들이 머릿속에서 떠다녔다. 이러한 물음표들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공부의 과정 속에서 오늘 소개할 『당치(黨治) 국가 중국: 시진핑 시대 통치구조와 정치의 변화』라는 책과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은 중국 국내외의 변화하는 상황에 주목하면서 시진핑 집권 이후 단행된 통치구조 개편의 특징과 중국공산당의 정치 논리에 대해서 이해하고 주로 2013년 이후 ‘신시대’의 중국 정치 변화와 통치구조의 특징을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비록 본고가 서평(書評)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나 책에 대한 평가보다는 현재 중국을 공부하고 있는 학생의 신분에서 주로 책의 내용을 소개하고 책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깨우침을 얻은 부분을 소개하며 본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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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장윤미
1. 서문: 미•중 경쟁과 중국 정치의 전변(轉變)
서문에서 저자는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추진해왔던 국가의 발전 방식과 방향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된 계기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이고, 2010년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전략과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물결은 중국공산당의 위기감을 고조시켰으며 이러한 타임라인 상에서 중국은 기존의 서구식 발전 모델의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발전 방향(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을 모색했던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개혁개방 이후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정부에 일정 부분 이양(放) 하면서 중앙정부에 영향을 미치는 당(黨)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이양으로 인해 시작된 분권화는 사회적 역량의 강화 → 민간의 자율적 공간의 확대 → 법치와 인권 및 자유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면서 중국공산당이 지향하는 ‘당의 일원화 영도’와 모순됨을 발견하게 되자 결국 기존에 지방정부로 이양한 권한을 회수(收) 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저자는 현재 진행되는 정책 방향은 ‘법에 의한 통치’를 강조한다는 면에서 지난 사회주의 건설기와는 다르고 동시에 개혁개방 이후 진행된 분권의 방향이 다시 당중앙의 강력한 영도를 강조하는 재집권(再集權)으로의 반전이라고 서술한다. 이러한 방향의 전환에는 이와 같은 내부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외부적인 요인 역시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외부 요인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기대와 오판이라 할 수 있다고 서술한다. 또한 저자는 앞에서 언급한 放에서 收로, 즉 분권에서 집권으로의 변화는 기존의 통치구조에 충격을 주며 새로운 정책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일종의 정책 추진의 동력이자 정치 원리이며 당이 주도하고 인민이 참여•동원되는 각종 ‘운동’이 정책의 방향이 전환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서술하고 있다.
2. 1부: 신시대 중국 통치구조의 재편과 특징
저자는 1부에서 ‘신시대’ 선언이 등장한 배경과 현재 정세를 바라보는 공산당의 시대 인식, 그리고 달라진 국가목표와 재편된 통치구조의 특징을 분석했으며, ‘당의 전면 영도’와 ‘법’에 따른 ‘국가 통치’, 그리고 이러한 통치 구조의 개편 과정과 결합하여 등장한 ‘시진핑 체제’에 대하여 심도 있게 서술하고 있다. 또한 통치이념으로 등장한 ‘시진핑 사상’의 특징과 체제 속성에서 비롯된 문화통치 측면의 내용도 다루고 있다.
3. 2부: 중국 통치제도 원리와 정치의 동학
저자는 2부에서 중국에서의 권력을 당의 영도지위인 정권(政權)과 당의 집정지위인 치권(治權)으로 나누어 파악을 시도하며, 중국 체제의 제도 논리를 이해하기 위해, 통치의 두 축인 ‘당(공산당)’과 ‘국가(정부)’의 기능 및 운영 원리를 분석한다. 이와 더불어 당이 자신을 감독•관리하는 권력 감독 기제와 일원화된 시스템 속에서 인재를 선발하는 ‘현능주의’ 원리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다.
4. 3부: ‘중국식 민주’와 서회거버넌스
저자는 3부에서 당과 사회(인민)의 관계 측면을 중점적으로 서술한다. 인민민주독재 원칙과 ‘중국식 민주’를 제도 측면에서 분석하고, 사구(社區)를 중심으로 재편되어온 사회 거버넌스의 특징에 대해 분석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중국의 꿈(中國夢)을 실현하기 위한 목표이자 방법으로 제시된 ‘중국식 현대화’와 ‘공동부유’에 대해 설명하고, 국가 거버넌스 현대화의 한계와 이론적 난점에 대해 저자 나름대로 정리하고 평가한다.
5. 나가며: ‘당치국가’ 중국의 변화와 난제
저자는 20차 당대회 「보고」의 전체적 기조는 현재 중국이 처한 대외적 위기감을 그대로 반영하면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내건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꿈을 향해 매진하고 분발할 것을 독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미국의 대중국 압박 수위가 점점 강해지는 상황에서 ‘국가는 당을 중심으로, 당은 시진핑을 중심으로’ 하는 사회 전체의 일치성을 강조하고 있고, ‘정치 우선 사회’로의 방향 전환을 뚜렷하게 보여준다고 서술한다.
이와 더불어 저자는 소위 ‘중국식 현대화’로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공헌을 하겠다고 선언하지만,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 개입도 배제하지 않으면서 동아시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인류 현대화의 새로운 선택을 제공할 것”이라는 말을 정확히 해석한다면, 기존 현대화 방식을 넘어선 현대화가 아니라 중국식 현대화가 성공해야 다른 국가에도 현대화의 기회가 제공될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중국이 가진 시장 파워와 서구에 대항하는 담론 전략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질서의 표준과 규범을 만들고자 하는 욕망이 내장되어있다.”라고 평가한다.
마지막에 저자는 당과 인민은 정치적 관계이며, 인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당의 영도와 집정에서 동력을 발휘할 수 있고, 이러한 정치적 관계는 당의 통치를 제도화하는 방식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음을 언급하면서 중국식 현대화를 실현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당과 국가 차원에서 거버넌스 체계와 능력을 갖추고 이를 제대로 작동하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좋은 사회를 꿈꾸는 인민 대중의 자발적 의지를 모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서술한다.
맺음말
이 책을 읽으면서 책의 제목과 같이 ‘시진핑 시대의 통치구조와 정치의 변화’와 관련된 여러 배경지식들을 저자의 서술과 잘 정리된 참고 자료 등을 통해서 공부할 수 있었다. 또한 서론에서 언급한 “어째서 이러한 파격적인 상황이 연출되었는가?”, “전과는 많이 달라 보이는 현재의 중국 혹은 시진핑 체제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 것인가?” 그리고 “과거로부터 이어져 온 지금의 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들에 대하여 “긴 역사의 타임라인 상에서 중국공산당의 족적(足跡), 시대의 흐름 속에서 당과 정부, 중앙과 지방의 권력 분배의 변화, 당시의 국내외 정세에 대한 중국공산당의 인식 등 여러 가지 요소를 반영해서 중국의 과거와 현재를 살펴보고 또한 중국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다.”라는 나름의 해답을 얻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며 깨우침을 얻은 부분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재고(再考)’에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의 경험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 중국을 뒤따르는 체제로 인식하게 되면 많은 부분에서 중국을 이해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도 상대 화해서 볼 수 없게 된다.”고 지적한다. 또한 “소위 민주주의 이행론에서 말하는 권위주의 모델은 전체주의 모델에서 민주주의 모델로 가능 중간의 과도기적 단계를 말하는데, 이는 민주주의 모델로 최종적인 목표로 간주하는 목적론적이고 단선적인 역사관을 깔고 있다. 이러한 시각에서는 외부 제도의 도입과 자신의 길 모색, 제도 단절을 통한 새로운 방향 제시와 자기 제도로의 전환이라는 중국의 지난 백 년 역사를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한다.
이 부분들을 읽으면서 나는 그동안 중국을 바라보는 나의 시각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하고 되돌아보았다. 공부하면서 어느 한 쪽의 시각 혹은 이데올로기에 쏠린 채로 중국을 바라보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때때로 나도 모르게 소위 서구의 시각에서 중국을 바라보며 “중국이라는 나라는 도대체 왜 저러는 것인가? 참 이해하기 어렵다.”라는 생각을 가진 채 중국을 바라볼 때가 있었음을 재삼 돌아보게 되었다.
본 서평을 쓰고 있는 오늘 저녁에 ‘미래세대를 위한 국제정치’라는 대주제로 진행되는 특강에 참가하여 공부할 기회가 있었다. 강연자께서 “소위 MZ 세대로 분류되는 여러분들은 어쩌면 앞으로 더욱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며 상호의존적인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쟁과 갈등 혹은 공존을 장기간 직접 목격하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을 하셨다.
서평을 쓰고 있는 이 순간, 강연자의 말씀과 더불어 이 책을 읽으며 얻은 깨우침이 겹쳐진다.
장기적으로 불확실성이 상존(常存)하고 상호의존하는 미중 경쟁 혹은 공존의 시대를 살아가며 중국에 대한 공부를 이어갈 한 명의 청년으로서 꾸준히 학문에 정진함과 더불어 항상 균형을 잃지 않고 중국과 세계를 바라볼 수 있도록 성찰하고 또 성찰하며 앞으로 나아가야 할 것을 스스로에게 주문해 본다.
끝으로 21세기라는 ‘시간’과 한국, 동아시아 혹은 세계라는 ‘공간’ 속에서 함께 살아가며 중국을 공부하거나 중국에 대해 다방면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많은 나와 같은 청년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지식의 습득과 더불어 자신만의 중국관(中國觀)을 만들어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있어 긍정적인 힘을 얻을 수 있길 바라며 1독을 권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국제지역학과(중국정치) 박사과정생 김채성